우여곡절 끝 일본 잔류 '괴물투수' 사사키, 25일 한·일 롯데 교류전서 선발 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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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일본프로야구(NPB) 지바 롯데 마린스의 '괴물투수' 사사키 로키가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한·일 롯데 교류전'에서 선발 등판한다.
일본 매체 '닛칸스포츠'는 11일 "사사키가 25일 KBO리그 롯데와의 연습경기에서 올 시즌 첫 선발 등판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요시이 마사토 지바 롯데 감독은 24~25일 KBO리그 롯데와의 연습경기 2연전에서 선발로 나설 투수들을 공개했다. 24일에는 오지마 카즈야가 선발 마운드에 오르고, 이튿날에는 사사키가 선발 중책을 맡게 됐다.
지난달 31일부터 괌에 위치한 데데도 야구장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KBO리그 롯데는 21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실전 위주의 2차 스프링캠프에 돌입한다. 22일에는 NPB 지바 롯데 1군 선수단과 합동 훈련을, 24~25일에는 교류전을 치른다.
KBO리그 롯데와 NPB 지바 롯데의 교류전은 2016년 이후 7년 만인 지난해 재개됐다. 두 팀은 원래 2경기를 치를 예정이었으나 비로 인해 한 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당시 결과는 KBO리그 롯데의 3-0 승리. 나균안이 3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면서 승리를 이끌었다.
KBO리그 롯데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NPB 지바 롯데와의 교류를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7월 구단 프론트는 일본 구단 단기 연수를 통해 지바 롯데 편성관리부 및 R&D 그룹장과 미팅을 진행했다.
올해 1월에는 박준혁 롯데 단장을 비롯해 육성팀장, 구장사업팀장이 지바 롯데 구단을 직접 방문해 발전적인 교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논의했다. 향후 두 팀은 1군, 2군 정기 교류전 정례화, 선수단 훈련 파견 등 교류를 활성화하면서 동반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역시나 올해 교류전에서 관심을 모으는 건 사사키와 한국 타자들의 맞대결이다. 지난해 교류전 당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로 자리를 비웠던 사사키는 첫 교류전 등판을 앞두고 있다.
2020년 지바 롯데에 입단한 사사키는 일찌감치 스카우트들의 레이더망에 포착됐다. 고교 시절부터 160km/h 이상의 강속구를 뿌리면서 남다른 재능으로 주목을 받았으며 소속팀은 물론이고 일본 대표팀 마운드의 한 축을 맡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2020년 단 1경기도 소화하지 않은 사사키는 이듬해 11경기 63⅓이닝 3승 2패 평균자책점 2.27로 시즌을 마쳤다. 2022년과 지난해 성적은 각각 20경기 129⅓이닝 9승 4패 평균자책점 2.02, 15경기 91이닝 7승 4패 평균자책점 1.78.
특히 사사키는 2022년 4월 오릭스 버팔로스를 상대로 9이닝 19탈삼진 무실점으로 NPB 최연소 퍼펙트게임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는가 하면, 해당 경기에서 13타자 연속 삼진이라는 기록을 만들었다. 국제대회에서도 존재감을 빛낸 사사키는 지난해 WBC에서 2경기(선발) 동안 7⅔이닝 1승 평균자책점 3.52의 성적을 남기면서 일본 대표팀의 우승에 기여했다.
그런 사사키와 지바 롯데의 갈등이 시작된 건 2023시즌 이후였다. 사사키는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지바 롯데 구단에 전달했다. 요시이 감독은 "현 구단에 은혜를 갚고 미국에 진출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며 사사키의 요구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우선 사사키가 팀의 기대에 비해 많은 걸 보여주지 못했다. 그가 프로 입단 이후 100이닝을 넘긴 건 2022시즌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내구성'에 대한 의문부호를 지워야 하는 사사키다.
두 번째 이유는 금액이다. 미일프로야구 협정에 따르면, 만 25세 이전에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일본인 선수는 마이너리그 계약만 체결할 수 있다. 계약을 맺더라도 선수가 받을 수 있는 계약금은 최대 575만 달러(약 77억원)다. 소속구단이 받는 이적료도 최대 144만 달러(약 19억원)밖에 되지 않는다. '2001년생' 사사키도 예외는 아니다.
구단의 반대와 싸늘한 여론에도 뜻을 굽히지 않은 사사키는 결국 해를 넘길 때까지 도장을 찍지 않았다. 프로 데뷔 이후 사사키의 연봉협상이 연내로 마무리되지 않은 건 올해가 처음이었다.
또한 사사키가 지난달 25일 일본프로야구 선수회에서 탈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본 야구계가 충격에 빠지기도 했다. 리그에서 뛰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선수회에 가입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사키의 결정은 다소 이례적이었다. 일본 현지에서는 사사키의 도전 의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점점 커갔고, 한 발 물러선 사사키는 결국 26일 2024시즌 연봉 계약을 매듭지었다.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에 참가한 사사키는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게 쉽지 않았다. 가장 먼저 팬들에게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올 시즌 연봉에 만족한다. 야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늘 팀과 소통했다. 에이전트를 통해 협상이 이뤄졌고, 구단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또 사사키는 "앞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싶은 생각이 있지만, 지난해 부상 때문에 계획대로 시즌을 치르지 못했던 만큼 당장 2024시즌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는 올 시즌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팀이 이기고 더 나은 시즌을 보낼 수 있도록 팀을 보태고 싶다"고 고개를 숙였다.
우여곡절 끝에 도장을 찍긴 했지만, 시즌 준비가 늦어진 만큼 그에 대한 우려가 큰 게 사실이다. 과거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소프트뱅크 호크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뉴욕 메츠 등에서 선수로 뛴 일본의 야구 해설가 이가라시 료타는 11일 일본 'T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난해 말 옆구리를 다친 것 같은데, 그래서 투구폼이 바뀐 것 같다. 선수들에게 옆구리 부상은 무서운 것"이라고 사사키를 분석했다.
이어 "상처가 아물고 도전하게 된다면 10승 이상, 혹은 15승 이상까지도 할 수 있는 잠재력은 충분하다. 그렇게 된다면 올해 롯데는 재밌는 팀이 될 것"이라면서도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 때문에 캠프에 참가하는 게 원활하지 않았다. 결국 구단과의 대화가 있었다거나 본인이 납득할 수 있었는가 이런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분의 '전환'이 키가 될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연습경기 성적에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지만, 겨우내 진통을 겪은 사사키에게 한·일 롯데전은 연습경기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우려를 불식시켜야 하는 사사키가 윤동희, 김민석 등 KBO리그 롯데 타선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AP/연합뉴스
우여곡절 끝 일본 잔류 '괴물투수' 사사키, 25일 한·일 롯데 교류전서 선발 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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