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석의 축구 한 잔] 휴가 떠난 수장… 클린스만 없는 팀 클린스만의 아시안컵 리뷰가 무슨 의미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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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 김태석의 축구 한 잔
대회는 끝났고, 목표에는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아픈 과거를 면밀히 되짚어야 한다. 요컨대 오답노트를 통한 발전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축구 국가대표팀과 같은 테크니컬한 집단에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기본적인 단계다. 하지만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기본이라는 게 없다. 그리고 대한축구협회는 그저 수수방관이다.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이 카타르의 대회 2연패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이 대회는 지난 7일 0시(한국 시각)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준결승 요르단전에서 참혹하게 0-2로 패배한 후, 사실상 한국에서는 조기 종료됐다. 팀 클린스만의 향한 비난 여론은 최고조에 달해 있는 상태다. 이처럼 아시안컵에 끝난 후 각계각층에서 저마다 한마디씩 비판을 퍼부었던 때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못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의 자리를 내놓을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의 진퇴 여부에 대한 의견은 차치하고, 클린스만 감독이 다가오는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준비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아시안컵에서 드러났던 대표팀의 장단점을 리뷰하고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단계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런데 클린스만 감독은 대회 리뷰보다는 휴가를 선택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설이 지난 후 전술소위원회를 열어 아시안컵을 돌아볼 방침인데, 정작 이 대회를 진두지휘했던 감독은 이 자리에 없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클린스만 감독의 태도야 어제오늘 일도 아니고, 원래 이런 사람이었다는 점에서 그리 놀랍지는 않다. 귀국 기자회견에서 얼마나 한국에 있을 예정이냐라는 질문보다 언제 떠날 것이냐는 질문이 미디어로부터 나온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클린스만 감독 본인이 말했듯 바꿀 생각이 없는 자신만의 업무 방식이라고 하니 이는 넘어가자.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자신의 업무 방식과는 별개로 협회 차원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마저도 무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도 재택근무를 하든 유럽을 떠돌든 미국에서 다른 업무를 보든 이건 둘째 문제다.
그러나 큰 대회를 마무리한 이 시점에서 대표팀 감독으로서 성과와 드러난 단점을 천천히 돌아보고 함께 머리를 맞대어 더 나은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자리는 거부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이마저도 내던지고 떠났다. 업무 방식은 둘째치고 그의 진심마저 의심이 드는 이유다. 또, 원격 화상 회의로 넘어갈 생각인가? 도대체 클린스만 감독이 없는 자리에서 제3자의 리뷰가 무슨 의미가 있나?
대한축구협회는 이런 행태를 클린스만 감독의 업무 방식이라는 이유로 그저 손 놓고 보고 있다. 지난 1년간 대한축구협회가 클린스만 감독의 행동에 제동을 건 사례는 지난 9월 스탬퍼드 브릿지에서 벌어질 예정이었던 레전드 매치 참여를 불발시킨 건 딱 하나 뿐인데, 클린스만 감독과 앞으로 함께 하게 된다면 이런 불합리한 행태가 자꾸 거듭될 것이라는 점에서 정말 암담하다.
대한축구협회가 클린스만 감독을 유임시키거나 경질시키는 건 둘째 문제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안하고 있는데, 왜 지켜만 보고 있나? 클린스만 감독의 '대충 매니지먼트'보다 더 갑갑한 건 대한축구협회의 무기력한 반응이다.
[김태석의 축구 한 잔] 휴가 떠난 수장… 클린스만 없는 팀 클린스만의 아시안컵 리뷰가 무슨 의미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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