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발표] '39세 김재호 결국 3억' 두산, 진통 끝 연봉협상 완료... 곽빈 2.1억-김명신 2.25억 '최고 인상액'-최승용 1억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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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두산 내야수 김재호. /사진=두산 베어스두산 김재호의 타격 모습. /사진=두산 베어스호주 시드니에서 전지훈련을 이어가고 있는 두산 베어스가 드디어 2024시즌 연봉협상을 마무리했다.
두산 베어스는 9일 "2024년 연봉 재계약 대상자 61명 전원과 계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통상 연봉협상은 스프링캠프를 차리기 전 마무리되는 게 보통이지만 두산의 발표가 늦어진 건 김재호(39) 영향 때문이었다. 두산은 김재호와 쉽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몸 상태 등을 고려했을 때 이미 퓨처스(2군) 캐프부터 합류할 계획이었긴 했지만 과제를 하나 안은 채 호주로 향했던 두산이다.
2017시즌을 앞두고 4년 50억원에 첫 번째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은 김재호는 2021시즌 전엔 3년 25억원에 2번째 FA 계약서도 다시 한 번 미소를 지었다. 계약 마지막해 연봉은 5억원이었다. 마흔을 코앞에 둔 김재호가 다시 FA를 택하기는 쉽지 않았다.
고교시절부터 '천재유격수'라는 평가를 받고 2004년 1차 지명으로 많은 기대 속 두산 유니폼을 입었지만 타격에서 다소 아쉬움을 보였고 손시헌이라는 거대한 벽에 막혀 쉽게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두산 김재호가 지난해 12월 곰들의 모임 현장에서 팬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승리 후 김재호(왼쪽에서 2번째)가 이승엽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손시헌이 FA로 NC 다이노스로 이적한 2014년에서야 김재호는 데뷔 첫 100경기 이상을 소화했다. 이후 김재호의 시간이 시작됐다. 특히 2015년과 2016년엔 연속 3할 타율을 써냈고 연속으로 팀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으며 유격수 골든글러브 2연패도 달성했다.
두산은 2015년을 시작으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위엄을 보였는데 이 중심에 김재호가 있었다. 두산의 유격수를 든든히 지켰다. 주장 완장을 차 두산이 강팀 DNA를 보일 수 있도록 이끌었다. 특히나 2년 연속 두산의 우승을 이끈 뒤에는 4년 50억원이라는 조건에 잭팟을 터뜨렸다.
이후 4년 동안 김재호는 꾸준히 두산의 유격수 자리와 타자로서 한 자리를 지켰다. 2017년 타율 0.293, 이듬해엔 0.311로 규정 타석 이상으로는 커리어 최고 타율을 써냈다. 데뷔 후 최다 경기(131경기)에 나서며 많은 공헌을 했다. 남은 2시즌 다소 내림세는 탔지만 130경기, 120경기에 나서며 타율 0.268, 0.289로 팀의 중심을 잡았다.
이 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2번째 FA에서도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2021년 이후 급격한 기량 저하를 보였다. 2021년 타율 0.209, 2022년엔 0.215로 고개를 떨궜다.
최악의 한 해를 보낸 두산은 이승엽 감독이 선임했고 그는 유격수 무한경쟁을 선언했다. 김재호는 시즌 초반 이유찬 등에 기회를 내줬지만 절치부심했고 결국 반등했다. 91경기에서 타율 0.283를 기록했다. 2023년 두산의 주전 유격수는 김재호였다.
혼신의 주루플레이를 하는 김재호. /사진=두산 베어스김재호의 수비 장면. /사진=두산 베어스다만 연봉 협상에서는 난항을 겪었다. FA 계약이긴 했으나 김재호는 지난해 연봉 5억원을 받았기에 어느 정도 기대가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두산은 지난 시즌 활약보다는 향후 활용도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협상이 길어졌고 두산은 김재호와 계약을 마무리짓지 못한 채 호주 캠프로 향했다. 김재호는 이 명단에서 제외됐다. 베테랑들이 천천히 몸 상태를 끌어올린 뒤 2군 캠프부터 합류하는 일은 특별할 게 없는 일이지만 어딘가 찝찝함이 남았다. 김태룡 단장도 두산 호주 캠프에 동행하며 협상 완료까지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
지난 7일 김태룡 단장이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고 결국 협상이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해에 비하면 40% 삭감된 금액. 2차 캠프가 꾸려질 일본 미야자키로 향하기에 앞서 퓨처스(2군) 캠프가 차려진 미야코지마로 오는 12일 먼저 떠난다.
예정된 수순이긴 했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달 29일 호주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나 "김재호는 베테랑이고 김강률과 마찬가지로 천천히 페이스를 올리라는 취지로 2군 캠프로 합류하기로 했다"며 "능력은 우리가 충분히 알고 있다. 유격수가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다. 김재호나 박준영에게 기대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다만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지난 시즌 막판 박준영이 성장세를 보였고 이 감독도 그에 대한 큰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베이스볼파크에서 만난 이 감독은 "유격수는 오명진, 박준영, 이우찬이 하고 있는데 박준영이 지금 현재로서는 유격수를 맡아주는 게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라고 생각을 한다"며 "우리 입장에선 박준영이 맡는 게 팀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스타뉴스와 만난 박준영도 "내게 큰 기회라고 생각을 한다. 경쟁자들이 많은데 이겨내야 경기에 나갈 기회가 많아지는 것"이라며 "남들이 하나 두 개를 할 때 나는 한 3개, 4개를 하겠다는 마음을 품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호주 시드니 전지훈련에서 선배의 조언을 든는 박준영(왼쪽). /사진=두산 베어스박준영의 수비 장면. /사진=두산 베어스김재호로선 지난해 반등을 했음에도 큰 폭의 삭감을 해야했기에, 두산으로선 주전 자리가 확실하지 않은 베테랑에게 큰 연봉을 투자하기 힘들다는 데에서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투수 김명신(31)은 1억 4500만원에서 8000만원 오른 2억 2500만원에 계약서에 사인했다. 팀 내 최고 인상액이다.
2017년 2차 2라운드로 입단한 김명신은 2021년 58경기 67이닝, 2022년 68경기 79⅔이닝에 이어 지난해에도 79이닝을 소화했다. 불펜 투수로 던진 건 224이닝으로 이 기간 중 KBO리그 10구단 어떤 구원진보다도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2위 서진용(SSG·207⅓이닝), KT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3위 김재윤(199이닝)보다도 더 많은 이닝을 책임졌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70경기에서 팀 불펜 중 가장 많은 79이닝을 소화하면서도 3승 3패 1세이브 24홀드, 평균자책점(ERA) 3.65로 핵심 불펜 역할을 맡았다. 이 감독이 시즌 후 미안함을 표할 정도로 헌신했고 연봉협상에서 보상을 받았다.
김명신. /사진=두산 베어스토종 에이스 곽빈(25)은 1억 4000만원에서 50%(7000만원) 오른 2억 1000만원에 계약했다. 2018년 1차 지명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고 부상으로 인해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하던 곽빈은 2021년 선발 투수로서 가능성을 보였고 2022시즌 27경기에서 8승 9패를 기록하며 팀 선발진을 책임질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시즌엔 23경기에 나서면서도 12승 7패 ERA 2.90으로 맹활약했다. 이승엽 감독은 시드니 현장에서 "곽빈과 라울 알칸타라, 브랜든 와델까지 3선발은 거의 90% 이상 확정됐다고 볼 수 있다"고 곽빈에 대한 커다란 믿음을 보였다.
나아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선 그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도 모두 나서며 대표팀을 책임질 선수로도 얼굴도장을 찍었고 연봉협상에서도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곽빈. /사진=두산 베어스시즌 후반 마무리 자리를 맡은 정철원(25)은 1억원에서 65%(6500만원) 상승된 1억 65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2018년 입단한 정철원은 2022년 불펜으로서 4승 3패 3세이브 23홀드를 기록하며 중고 신인으로서 으뜸별이 됐다. 이어 지난해엔 마무리 홍건희가 주춤하자 클로저 자리를 맡아서도 7승 6패 13세이브 11홀드 ERA 3.96으로 공헌했고 연봉 계약에서도 큰 폭의 상승을 이뤘다.
지난해 놀라운 반등세를 그리며 태극마크까지 달았던 좌완 선발자원 최승용(23)은 6000만원에서 70% 상승한 1억 200만원으로 데뷔 첫 억대 연봉 고지에 올라섰다. 최승용과 함께 선발진에 힘을 보탰던 김동주(22)는 최저 수준인 3100만원에서 2400만원 오른 5500만원에 계약하며 팀 내 최고 인상률(77.4%)을 기록했다.
이 감독은 위 3명의 선발진에 최승용을 포함할 계획이었다. 그만큼 지난 시즌 보여준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부상을 당하며 호주행 비행기에 함께 오르지 못했다.
정철원. /사진=두산 베어스이 감독은 "승용이가 부상으로 로테이션에 들어올지 안 들어올지 지금 상황으로는 확정을 지을 수 없다"며 "승용이가 돌아올 때까지, 또 돌아오더라도 먼저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가는 선들이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계속 선발로 나갈 수도 있다. 선수들이 다 기회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는 것 같다. (이)영하도 마찬가지고 최준호는 아직 어리지만 그래도 좋은 공을 뿌리고 있고 (김)유성이도 마찬가지다. 최원준도 지난해 실패하면서 동계 기간 자율훈련을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결국 기회를 살리며 날아올랐던 최승용으로선 불의의 부상으로 또 다른 경쟁을 펼쳐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이 감독은 "많은 투수들이 기대되는데 그래도 많으면 14명, 평균적으로 13명이 엔트리를 구성하기 때문에 외국인을 제외하면 더 경쟁이 치열해진다"며 "다 같이 갈 수 없다는 면에서 선수들이 조금은 힘들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만큼 두산의 투수진이 풍족해졌다는 이야기다.
최승용. /사진=두산 베어스다만 야수진에선 재미를 본 선수를 찾기 힘들었다. 두산은 2022년 9위로 추락했고 지난해 가을야구를 경험하며 어느 정도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타선은 그렇지 못했다. 과거 타격의 팀으로 불렸지만 두산은 팀 ERA는 3.92로 3위였으나 타격은 0.255로 9위에 머물렀다.
최악의 시즌을 겪은 김재환(타율 0.220 10홈런 46타점)은 물론이고 허경민(타율 0.268)로 부침을 겪었다. 그렇다고 밑에서 치고 올라온 선수를 찾기도 힘들었다.
야수 중에는 강승호가 2억원에서 5500만원(27.5%) 오른 2억 5500만원에 계약했고 이유찬이 6000만원에서 41.7% 오른 8500만원에 계약을 마쳤다. 김재호와 유격수 자리를 두고 다툴 박준영은 6000만원에서 16.7% 상승한 7000만원에 계약을 마무리지었다.
지난해 이승엽 감독은 첫 지도자 커리어에도 두산을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그러나 홈 최종전에서 팬들의 야유를 받았다. 성적을 떠나 두산의 색깔을 잃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호주에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이승엽 감독은 "선수들이 (비활동기간) 천천히, 열심히 준비했다. 지난해보다 몸이 다들 좋은 것 같다"며 "투수조는 다소 빠르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나름대로 페이스를 조절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걱정하지 않았다.
이어 "지금 여기서는 한 두 경기만 하면서 무리를 하기보다는 자신들의 페이스를 지키는 데 주력하려고 한다"며 "어차피 본격적인 경기는 일본(미야자키)에 가서 할 것이다. 날씨 좋은 데서 몸을 잘 만들고 본인들이 해야 될 것, 또 하고 싶은 걸 잘 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 베어스의 2024시즌 연봉협상 결과. /사진=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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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는 9일 "2024년 연봉 재계약 대상자 61명 전원과 계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통상 연봉협상은 스프링캠프를 차리기 전 마무리되는 게 보통이지만 두산의 발표가 늦어진 건 김재호(39) 영향 때문이었다. 두산은 김재호와 쉽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몸 상태 등을 고려했을 때 이미 퓨처스(2군) 캐프부터 합류할 계획이었긴 했지만 과제를 하나 안은 채 호주로 향했던 두산이다.
2017시즌을 앞두고 4년 50억원에 첫 번째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은 김재호는 2021시즌 전엔 3년 25억원에 2번째 FA 계약서도 다시 한 번 미소를 지었다. 계약 마지막해 연봉은 5억원이었다. 마흔을 코앞에 둔 김재호가 다시 FA를 택하기는 쉽지 않았다.
고교시절부터 '천재유격수'라는 평가를 받고 2004년 1차 지명으로 많은 기대 속 두산 유니폼을 입었지만 타격에서 다소 아쉬움을 보였고 손시헌이라는 거대한 벽에 막혀 쉽게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두산 김재호가 지난해 12월 곰들의 모임 현장에서 팬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승리 후 김재호(왼쪽에서 2번째)가 이승엽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손시헌이 FA로 NC 다이노스로 이적한 2014년에서야 김재호는 데뷔 첫 100경기 이상을 소화했다. 이후 김재호의 시간이 시작됐다. 특히 2015년과 2016년엔 연속 3할 타율을 써냈고 연속으로 팀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으며 유격수 골든글러브 2연패도 달성했다.
두산은 2015년을 시작으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위엄을 보였는데 이 중심에 김재호가 있었다. 두산의 유격수를 든든히 지켰다. 주장 완장을 차 두산이 강팀 DNA를 보일 수 있도록 이끌었다. 특히나 2년 연속 두산의 우승을 이끈 뒤에는 4년 50억원이라는 조건에 잭팟을 터뜨렸다.
이후 4년 동안 김재호는 꾸준히 두산의 유격수 자리와 타자로서 한 자리를 지켰다. 2017년 타율 0.293, 이듬해엔 0.311로 규정 타석 이상으로는 커리어 최고 타율을 써냈다. 데뷔 후 최다 경기(131경기)에 나서며 많은 공헌을 했다. 남은 2시즌 다소 내림세는 탔지만 130경기, 120경기에 나서며 타율 0.268, 0.289로 팀의 중심을 잡았다.
이 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2번째 FA에서도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2021년 이후 급격한 기량 저하를 보였다. 2021년 타율 0.209, 2022년엔 0.215로 고개를 떨궜다.
최악의 한 해를 보낸 두산은 이승엽 감독이 선임했고 그는 유격수 무한경쟁을 선언했다. 김재호는 시즌 초반 이유찬 등에 기회를 내줬지만 절치부심했고 결국 반등했다. 91경기에서 타율 0.283를 기록했다. 2023년 두산의 주전 유격수는 김재호였다.
혼신의 주루플레이를 하는 김재호. /사진=두산 베어스김재호의 수비 장면. /사진=두산 베어스다만 연봉 협상에서는 난항을 겪었다. FA 계약이긴 했으나 김재호는 지난해 연봉 5억원을 받았기에 어느 정도 기대가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두산은 지난 시즌 활약보다는 향후 활용도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협상이 길어졌고 두산은 김재호와 계약을 마무리짓지 못한 채 호주 캠프로 향했다. 김재호는 이 명단에서 제외됐다. 베테랑들이 천천히 몸 상태를 끌어올린 뒤 2군 캠프부터 합류하는 일은 특별할 게 없는 일이지만 어딘가 찝찝함이 남았다. 김태룡 단장도 두산 호주 캠프에 동행하며 협상 완료까지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
지난 7일 김태룡 단장이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고 결국 협상이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해에 비하면 40% 삭감된 금액. 2차 캠프가 꾸려질 일본 미야자키로 향하기에 앞서 퓨처스(2군) 캠프가 차려진 미야코지마로 오는 12일 먼저 떠난다.
예정된 수순이긴 했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달 29일 호주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나 "김재호는 베테랑이고 김강률과 마찬가지로 천천히 페이스를 올리라는 취지로 2군 캠프로 합류하기로 했다"며 "능력은 우리가 충분히 알고 있다. 유격수가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다. 김재호나 박준영에게 기대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다만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지난 시즌 막판 박준영이 성장세를 보였고 이 감독도 그에 대한 큰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베이스볼파크에서 만난 이 감독은 "유격수는 오명진, 박준영, 이우찬이 하고 있는데 박준영이 지금 현재로서는 유격수를 맡아주는 게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라고 생각을 한다"며 "우리 입장에선 박준영이 맡는 게 팀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스타뉴스와 만난 박준영도 "내게 큰 기회라고 생각을 한다. 경쟁자들이 많은데 이겨내야 경기에 나갈 기회가 많아지는 것"이라며 "남들이 하나 두 개를 할 때 나는 한 3개, 4개를 하겠다는 마음을 품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호주 시드니 전지훈련에서 선배의 조언을 든는 박준영(왼쪽). /사진=두산 베어스박준영의 수비 장면. /사진=두산 베어스김재호로선 지난해 반등을 했음에도 큰 폭의 삭감을 해야했기에, 두산으로선 주전 자리가 확실하지 않은 베테랑에게 큰 연봉을 투자하기 힘들다는 데에서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투수 김명신(31)은 1억 4500만원에서 8000만원 오른 2억 2500만원에 계약서에 사인했다. 팀 내 최고 인상액이다.
2017년 2차 2라운드로 입단한 김명신은 2021년 58경기 67이닝, 2022년 68경기 79⅔이닝에 이어 지난해에도 79이닝을 소화했다. 불펜 투수로 던진 건 224이닝으로 이 기간 중 KBO리그 10구단 어떤 구원진보다도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2위 서진용(SSG·207⅓이닝), KT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3위 김재윤(199이닝)보다도 더 많은 이닝을 책임졌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70경기에서 팀 불펜 중 가장 많은 79이닝을 소화하면서도 3승 3패 1세이브 24홀드, 평균자책점(ERA) 3.65로 핵심 불펜 역할을 맡았다. 이 감독이 시즌 후 미안함을 표할 정도로 헌신했고 연봉협상에서 보상을 받았다.
김명신. /사진=두산 베어스토종 에이스 곽빈(25)은 1억 4000만원에서 50%(7000만원) 오른 2억 1000만원에 계약했다. 2018년 1차 지명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고 부상으로 인해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하던 곽빈은 2021년 선발 투수로서 가능성을 보였고 2022시즌 27경기에서 8승 9패를 기록하며 팀 선발진을 책임질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시즌엔 23경기에 나서면서도 12승 7패 ERA 2.90으로 맹활약했다. 이승엽 감독은 시드니 현장에서 "곽빈과 라울 알칸타라, 브랜든 와델까지 3선발은 거의 90% 이상 확정됐다고 볼 수 있다"고 곽빈에 대한 커다란 믿음을 보였다.
나아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선 그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도 모두 나서며 대표팀을 책임질 선수로도 얼굴도장을 찍었고 연봉협상에서도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곽빈. /사진=두산 베어스시즌 후반 마무리 자리를 맡은 정철원(25)은 1억원에서 65%(6500만원) 상승된 1억 65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2018년 입단한 정철원은 2022년 불펜으로서 4승 3패 3세이브 23홀드를 기록하며 중고 신인으로서 으뜸별이 됐다. 이어 지난해엔 마무리 홍건희가 주춤하자 클로저 자리를 맡아서도 7승 6패 13세이브 11홀드 ERA 3.96으로 공헌했고 연봉 계약에서도 큰 폭의 상승을 이뤘다.
지난해 놀라운 반등세를 그리며 태극마크까지 달았던 좌완 선발자원 최승용(23)은 6000만원에서 70% 상승한 1억 200만원으로 데뷔 첫 억대 연봉 고지에 올라섰다. 최승용과 함께 선발진에 힘을 보탰던 김동주(22)는 최저 수준인 3100만원에서 2400만원 오른 5500만원에 계약하며 팀 내 최고 인상률(77.4%)을 기록했다.
이 감독은 위 3명의 선발진에 최승용을 포함할 계획이었다. 그만큼 지난 시즌 보여준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부상을 당하며 호주행 비행기에 함께 오르지 못했다.
정철원. /사진=두산 베어스이 감독은 "승용이가 부상으로 로테이션에 들어올지 안 들어올지 지금 상황으로는 확정을 지을 수 없다"며 "승용이가 돌아올 때까지, 또 돌아오더라도 먼저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가는 선들이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계속 선발로 나갈 수도 있다. 선수들이 다 기회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는 것 같다. (이)영하도 마찬가지고 최준호는 아직 어리지만 그래도 좋은 공을 뿌리고 있고 (김)유성이도 마찬가지다. 최원준도 지난해 실패하면서 동계 기간 자율훈련을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결국 기회를 살리며 날아올랐던 최승용으로선 불의의 부상으로 또 다른 경쟁을 펼쳐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이 감독은 "많은 투수들이 기대되는데 그래도 많으면 14명, 평균적으로 13명이 엔트리를 구성하기 때문에 외국인을 제외하면 더 경쟁이 치열해진다"며 "다 같이 갈 수 없다는 면에서 선수들이 조금은 힘들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만큼 두산의 투수진이 풍족해졌다는 이야기다.
최승용. /사진=두산 베어스다만 야수진에선 재미를 본 선수를 찾기 힘들었다. 두산은 2022년 9위로 추락했고 지난해 가을야구를 경험하며 어느 정도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타선은 그렇지 못했다. 과거 타격의 팀으로 불렸지만 두산은 팀 ERA는 3.92로 3위였으나 타격은 0.255로 9위에 머물렀다.
최악의 시즌을 겪은 김재환(타율 0.220 10홈런 46타점)은 물론이고 허경민(타율 0.268)로 부침을 겪었다. 그렇다고 밑에서 치고 올라온 선수를 찾기도 힘들었다.
야수 중에는 강승호가 2억원에서 5500만원(27.5%) 오른 2억 5500만원에 계약했고 이유찬이 6000만원에서 41.7% 오른 8500만원에 계약을 마쳤다. 김재호와 유격수 자리를 두고 다툴 박준영은 6000만원에서 16.7% 상승한 7000만원에 계약을 마무리지었다.
지난해 이승엽 감독은 첫 지도자 커리어에도 두산을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그러나 홈 최종전에서 팬들의 야유를 받았다. 성적을 떠나 두산의 색깔을 잃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호주에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이승엽 감독은 "선수들이 (비활동기간) 천천히, 열심히 준비했다. 지난해보다 몸이 다들 좋은 것 같다"며 "투수조는 다소 빠르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나름대로 페이스를 조절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걱정하지 않았다.
이어 "지금 여기서는 한 두 경기만 하면서 무리를 하기보다는 자신들의 페이스를 지키는 데 주력하려고 한다"며 "어차피 본격적인 경기는 일본(미야자키)에 가서 할 것이다. 날씨 좋은 데서 몸을 잘 만들고 본인들이 해야 될 것, 또 하고 싶은 걸 잘 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 베어스의 2024시즌 연봉협상 결과. /사진=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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