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잠’ 입은 회장님…등 뒤엔 ‘한국푸로골프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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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섭 KPGA 회장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로 가잔 의미”
“스포츠마케팅 경력 25년, 선수들 스타 잠재력 깨울 것”
[서울경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 나선 김원섭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신임 회장은 정장이 아닌 ‘과잠(대학 학과에서 맞추는 점퍼)’ 차림이었다. 물론 학교 소속이 아니니 진짜 과잠은 아니고 과잠 스타일의 점퍼(사진)를 입었다.
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 회장은 “1968년 협회 창립 때의 첫 로고를 새긴 점퍼를 입어봤다. 2027년이면 협회는 환갑을 맞는다. 이런 전통을 가진 협회의 회장직을 맡게 돼 무한한 영광”이라고 했다. “취임 후 5주가 지났다. 많은 일이 있었지만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시간이었다”면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디서 시작했는지 정확히 아는 것도 중요하다. 회원이 6800명이 넘는데 상당수는 협회의 처음을 본 적이 없는 분들이다.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과잠의 왼쪽 가슴과 등에는 협회의 초창기 로고가 있었고 왼쪽 소매에 현재 로고가 자리했다. 오른쪽 소매의 ‘19’는 19대 집행부를 의미한다. 협회 직원들은 과잠과 비슷한 디자인의 회색 후드티를 맞춰 입었다. 과잠과 후드티 모두 김 회장의 아이디어였다.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이 협회 초창기 로고를 찾는 것이었다는 후문이다. 어렵게 제작한 과잠은 외부 활동 때도 종종 입는다고.
김 회장은 지난해 11월 대의원들의 투표로 진행된 회장 선거에서 전체 183표 중 108표를 얻어 연임에 도전한 범LG가의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을 제쳤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를 나온 김 회장은 문화일보 기자, IMG코리아 이사, 중앙미디어그룹 J골프 본부장, 엑스포츠 본부장, KBL 총재 특보를 지냈으며 풍산그룹 고문과 퍼스트티코리아 재단 상임이사로 일했다. 현재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인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김 회장의 당선을 도왔다.
인사말 하는 김원섭 KPGA 회장. 연합뉴스
김 회장은 ‘정체성’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나는 재벌도, 국회의원 출신 같은 정치인도 아니다. 25년 간 스포츠 마케팅 분야에서 일했다”며 “협회가 10~20년의 장기 계획 속에 발전할 수 있도록 내·외부 역량을 모으고 겸허하게 들으면서 아이디어를 구체화해나가겠다”고 했다.
투어에 확실한 스타가 부족하다는 오랜 고민에 대해서는 “스타는 저절로 나올 수도, 저희가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본인의 잠재력을 일깨워주는 게 중요하다”며 “4월 시즌 개막에 앞서 세미나를 하는데 종전의 룰·도핑 교육에 더해 스타일 메이킹, 소셜 미디어 관리, 와인 강의 등을 준비하겠다. 샷으로 승부를 보는 선수들이지만 스스로 다듬고 가꾸는 것도 중요한 법이고 누군가 나서서 가르쳐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투어의 질적인 향상을 강조한 김 회장은 “선수에 대한 예우는 물론 대회장 주차 공간 확보 등 선수 가족에 대한 배려도 놓치지 않겠다. 트랙맨 등 론치 모니터 활용을 포함해 대회장 내 연습 시설도 확보하기 위해 예산을 꼼꼼히 들여다보는 중”이라고 했다.
돌아온 오란씨 오픈…새시즌 22개 대회, 시즌상금 250억 돌파 가능성도
2024시즌 KPGA 투어 일정도 발표했다. 대회 수는 22개로 지난해와 같은데 아직 상금액을 확정하지 못한 4개 대회 상금을 더하면 투어 사상 최초로 시즌 총상금 250억 원을 돌파할 수도 있다고 협회는 설명했다.
신설 대회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총상금 10억 원의 동아쏘시오그룹 채리티 오픈(가칭)이다. 10월 17~20일 강원 양양의 설해원에서 열릴 예정. 1976년부터 1987년까지 열렸던 오란씨 오픈의 부활이라 할 만하다. 1976년 대회는 국내 민간기업 최초의 스포츠 경기 후원으로 기록돼있다. 김 회장은 “동아쏘시오가 오랜만에 KPGA 대회로 돌아왔다. 오란씨 오픈을 만들었던 고 강신호 명예회장님의 뜻에 새삼 감사드린다”고 했다.
22개 대회 중에는 개최를 협의 중이라 이름을 공개하지 못한 대회가 3개다. KPGA 투어 대회로 열려온 제네시스 챔피언십은 해외 투어 대회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 회장은 “제네시스 대회는 해외 투어와 공동 주관 제안이 들어오면 응할 용의가 있다. 스폰서와 해외 투어 간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별도의 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도 기다리는 중이다. KPGA 투어 단독 주관으로 가기는 올해는 어렵지 않나 싶다. 다만 1% 가능성이라도 바라보고 들여다보는 중”이라고 했다. 대회명을 공개하지 못하는 대회들은 개최 가능성이 90% 이상이라고 자신했다.
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은 타이틀 스폰서가 없다. 지난해까지 대회를 개최했던 LG전자가 떠났다. 김 회장은 “스폰서 영입 작업이 끝난 것은 아니다. 여러 곳을 타진 중”이라며 “스폰서 영입 여부와 관계없이 (투어 챔피언십을) 총상금 11억 원 대회로 여는 것은 자신 있다”고 했다.
남자 골프 레전드 한장상 KPGA 고문의 이름을 딴 한장상 인비테이셔널이 사라지고 KPGA 파운더스컵 with 한맥CC가 새롭게 열리는 것도 특기할 만하다. 김 회장은 “협회 창립 회원 열 두분 중 아홉 분은 돌아가시고 한장상 고문을 포함해 세 분이 계시는데 다른 두 분도 레전드 중의 레전드다. 열 두분 모두를 기리고자 하는 마음에서 파운더스컵을 신설했다”며 “창립 회원들은 다른 기회도 만들어 깍듯이 모실 것이다. 그분들이 누구인지 젊은 프로들에게 알리는 것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했다.
김 회장은 당선 전 풍산그룹을 통한 100억 원 지원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와 관련한 질문에는 “풍산은 KPGA 선수권을 다년간 후원해왔다. (100억 원 가운데) 대부분의 예산도 거기 투입되겠으나 다른 대회 상금에 보태거나 운영 자금 등으로 적절하게 투입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올해 KPGA 선수권 총상금은 지난해보다 1억 원 늘어난 16억 원이다. 시즌 개막전은 4월 11~14일 춘천 라비에벨CC에서 열릴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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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마케팅 경력 25년, 선수들 스타 잠재력 깨울 것”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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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 회장은 “1968년 협회 창립 때의 첫 로고를 새긴 점퍼를 입어봤다. 2027년이면 협회는 환갑을 맞는다. 이런 전통을 가진 협회의 회장직을 맡게 돼 무한한 영광”이라고 했다. “취임 후 5주가 지났다. 많은 일이 있었지만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시간이었다”면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디서 시작했는지 정확히 아는 것도 중요하다. 회원이 6800명이 넘는데 상당수는 협회의 처음을 본 적이 없는 분들이다.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과잠의 왼쪽 가슴과 등에는 협회의 초창기 로고가 있었고 왼쪽 소매에 현재 로고가 자리했다. 오른쪽 소매의 ‘19’는 19대 집행부를 의미한다. 협회 직원들은 과잠과 비슷한 디자인의 회색 후드티를 맞춰 입었다. 과잠과 후드티 모두 김 회장의 아이디어였다.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이 협회 초창기 로고를 찾는 것이었다는 후문이다. 어렵게 제작한 과잠은 외부 활동 때도 종종 입는다고.
김 회장은 지난해 11월 대의원들의 투표로 진행된 회장 선거에서 전체 183표 중 108표를 얻어 연임에 도전한 범LG가의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을 제쳤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를 나온 김 회장은 문화일보 기자, IMG코리아 이사, 중앙미디어그룹 J골프 본부장, 엑스포츠 본부장, KBL 총재 특보를 지냈으며 풍산그룹 고문과 퍼스트티코리아 재단 상임이사로 일했다. 현재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인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김 회장의 당선을 도왔다.
인사말 하는 김원섭 KPGA 회장. 연합뉴스
김 회장은 ‘정체성’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나는 재벌도, 국회의원 출신 같은 정치인도 아니다. 25년 간 스포츠 마케팅 분야에서 일했다”며 “협회가 10~20년의 장기 계획 속에 발전할 수 있도록 내·외부 역량을 모으고 겸허하게 들으면서 아이디어를 구체화해나가겠다”고 했다.
투어에 확실한 스타가 부족하다는 오랜 고민에 대해서는 “스타는 저절로 나올 수도, 저희가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본인의 잠재력을 일깨워주는 게 중요하다”며 “4월 시즌 개막에 앞서 세미나를 하는데 종전의 룰·도핑 교육에 더해 스타일 메이킹, 소셜 미디어 관리, 와인 강의 등을 준비하겠다. 샷으로 승부를 보는 선수들이지만 스스로 다듬고 가꾸는 것도 중요한 법이고 누군가 나서서 가르쳐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투어의 질적인 향상을 강조한 김 회장은 “선수에 대한 예우는 물론 대회장 주차 공간 확보 등 선수 가족에 대한 배려도 놓치지 않겠다. 트랙맨 등 론치 모니터 활용을 포함해 대회장 내 연습 시설도 확보하기 위해 예산을 꼼꼼히 들여다보는 중”이라고 했다.
돌아온 오란씨 오픈…새시즌 22개 대회, 시즌상금 250억 돌파 가능성도
2024시즌 KPGA 투어 일정도 발표했다. 대회 수는 22개로 지난해와 같은데 아직 상금액을 확정하지 못한 4개 대회 상금을 더하면 투어 사상 최초로 시즌 총상금 250억 원을 돌파할 수도 있다고 협회는 설명했다.
신설 대회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총상금 10억 원의 동아쏘시오그룹 채리티 오픈(가칭)이다. 10월 17~20일 강원 양양의 설해원에서 열릴 예정. 1976년부터 1987년까지 열렸던 오란씨 오픈의 부활이라 할 만하다. 1976년 대회는 국내 민간기업 최초의 스포츠 경기 후원으로 기록돼있다. 김 회장은 “동아쏘시오가 오랜만에 KPGA 대회로 돌아왔다. 오란씨 오픈을 만들었던 고 강신호 명예회장님의 뜻에 새삼 감사드린다”고 했다.
22개 대회 중에는 개최를 협의 중이라 이름을 공개하지 못한 대회가 3개다. KPGA 투어 대회로 열려온 제네시스 챔피언십은 해외 투어 대회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 회장은 “제네시스 대회는 해외 투어와 공동 주관 제안이 들어오면 응할 용의가 있다. 스폰서와 해외 투어 간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별도의 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도 기다리는 중이다. KPGA 투어 단독 주관으로 가기는 올해는 어렵지 않나 싶다. 다만 1% 가능성이라도 바라보고 들여다보는 중”이라고 했다. 대회명을 공개하지 못하는 대회들은 개최 가능성이 90% 이상이라고 자신했다.
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은 타이틀 스폰서가 없다. 지난해까지 대회를 개최했던 LG전자가 떠났다. 김 회장은 “스폰서 영입 작업이 끝난 것은 아니다. 여러 곳을 타진 중”이라며 “스폰서 영입 여부와 관계없이 (투어 챔피언십을) 총상금 11억 원 대회로 여는 것은 자신 있다”고 했다.
남자 골프 레전드 한장상 KPGA 고문의 이름을 딴 한장상 인비테이셔널이 사라지고 KPGA 파운더스컵 with 한맥CC가 새롭게 열리는 것도 특기할 만하다. 김 회장은 “협회 창립 회원 열 두분 중 아홉 분은 돌아가시고 한장상 고문을 포함해 세 분이 계시는데 다른 두 분도 레전드 중의 레전드다. 열 두분 모두를 기리고자 하는 마음에서 파운더스컵을 신설했다”며 “창립 회원들은 다른 기회도 만들어 깍듯이 모실 것이다. 그분들이 누구인지 젊은 프로들에게 알리는 것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했다.
김 회장은 당선 전 풍산그룹을 통한 100억 원 지원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와 관련한 질문에는 “풍산은 KPGA 선수권을 다년간 후원해왔다. (100억 원 가운데) 대부분의 예산도 거기 투입되겠으나 다른 대회 상금에 보태거나 운영 자금 등으로 적절하게 투입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올해 KPGA 선수권 총상금은 지난해보다 1억 원 늘어난 16억 원이다. 시즌 개막전은 4월 11~14일 춘천 라비에벨CC에서 열릴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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