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남자탁구 장우진 "날 찍은 도가미, 자신감 꺾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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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남자탁구 장우진

단식 16강서 격파…8강선 1승 4패 '천적' 브라질 칼데라노와 격돌

"혼복 동메달 임종훈, 3위 결정전 전날 잠 못 자"

주먹 불끈 장우진

[AP=연합뉴스]

(파리=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도가미의 자신감을 한번 꺾어주고 싶었습니다."

장우진(세아 후원)은 31일(현지시간) 프랑스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일본의 도가미 순스케에 4-0 완승을 거둔 뒤 이렇게 말했다.

장우진은 2010년대 중후반부터 한국의 에이스로 활약해왔다.

도가미는 자국 에이스로까지는 꼽히진 않지만, 국가대표로 수년째 꾸준히 활약해온 선수다.

현재 랭킹도 장우진 13위, 도가미 15위로 비슷하다. 그러나 둘은 한 번도 맞대결한 적이 없다.

그러던 차에 도가미가 우회적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 5월 중국 충칭에서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챔피언스 대회 중 인터뷰를 하는 자리에서 도가미는 '가장 상대해 보고 싶은 상위 랭커'로 장우진을 꼽았다.

도가미 돌려세운 장우진

[AP=연합뉴스]

이날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난 장우진은 "그 말을 담아두고 있었다"며 씩 웃었다.

다만, 점수처럼 쉽지는 않은 승부였다고 했다.

장우진은 "내용상으로는 4-1, 4-2 정도로 이긴 경기 같다. 실제로 맞붙어 보니 예상한 대로 굉장히 무서운 선수였다"면서 "다만, 불안정한 느낌이 있었고, 공에 실린 힘은 생각보다 약했다"고 돌아봤다.

장우진과 동고동락해온 후배 임종훈(한국거래소)은 전날 신유빈(대한항공)과 혼합복식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 탁구가 올림픽에서 12년 만에 수확한 귀중한 메달이다.

임종훈은 입대를 불과 20일 앞두고 병역 혜택을 받았다.

도가미

[로이터=연합뉴스]

이미 군대를 다녀온 장우진은 "솔직히, 냉정하게 말해서 군대 안 가는 것 부러웠다"며 웃었다.

이어 "단식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처음 메달이 나오는 종목인 혼합복식에서 메달이 나와야 단식, 단체전에서 자신감이라는 걸 얻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진중한 성격의 장우진은 "내가 원래 그런 스타일이 아닌데, (임종훈을) 안아주면서 '굉장히 고생했다'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하나 밝혔다.

장우진에 따르면 혼합복식 3위 결정전 전날, 임종훈은 자정에 갑자기 잠에서 깼다고 한다.

그러더니 장우진에게 '형, 손이랑 발에서 계속 땀이 나요'라며 불안해했다.

장우진은 '어차피 너희가 유리하다. 괜찮다. 잠 안 오면 영상이나 봐라. 탁구 말고 그냥 웃긴 영상 봐라'고 조언했다.

장우진은 "종훈이가 정말 그렇게 했는지는 모르겠다"면서 "아무튼, 종훈이가 메달 따고 와서도 변한 게 없다. 여전히 예의 바르다. 오히려 더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장우진의 다음 상대 칼데라노

[AFP=연합뉴스]

이제 장우진의 시간이다. 남자 단식, 그리고 남자 단체전에서 메달 도전에 나선다.

다만, 단식 8강 상대가 만만치 않다. 성인 무대에서 다섯 번 싸워 딱 한 번 이겨 본 브라질의 세계 5위 우고 칼데라노다.

장우진이 칼데라노에게 마지막으로 승리한 건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 남자 단체전 8강전에서다. 당시 3-0으로 이겼다.

그러나 이어진 남자 단식 16강전 맞대결에선 3-4로 패했다.

장우진은 "이번 단식 대진이 정해졌을 때부터 8강에서 칼데라노와 붙을 거라고 예상했다. 칼데라노가 나와 상성이 좀 안 맞는 게 있다. 배운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경기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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