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보베르데 부비스타 감독 "우리 자신에게 긍지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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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 월드컵 역사상 이런 팀 있었나...32강 탈락했는데, 패배 기자회견에 쏟아진 박수, 울컥한 카32강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기에 충분한 투혼이었다.
카보베르데는 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아르헨티나와의 2026 북중미월드컵 32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2-3으로 아쉽게 패했다. 조별리그부터 돌풍을 일으켰던 그들의 질주는 32강에서 멈춰 섰다.

그들은 모두가 예상하지 못했던 파란의 주인공이었다. 인구 52만에 불과한 섬나라가 생애 처음 월드컵 무대를 밟았을 때, 모두가 이를 기적이라 여겼다. 그러나 그 기적이 조별리그를 넘지 못하리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페인을 격파했을 때도 우연한 결과라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카보베르데는 그럼에도 실력으로 증명해 나갔다.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이것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알렸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와도 0-0으로 비기며 당당히 조 2위로 토너먼트에 합류했다.
사상 첫 토너먼트 진출, 맞상대는 하필 아르헨티나였다. 축구사에 길이 남을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팀이었다. 카보베르데의 선전보다는 탈락에 더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했다. 2022 카타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살아있는 전설‘ 반열에 오른 메시는 이번 대회에서도 정점의 기량을 뽐내고 있었다. 보지냐를 앞세운 카보베르데의 수비진이 그를 막을 수 있으리라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경기는 예상을 뒤엎고 흘러갔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29분 메시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으나, 카보베르데는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전에 동점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전에서도 카보베르데는 상대의 득점을 추격하는 골로 분위기를 뒤집었다. 비록 경기 후반부 자책골로 결승점을 내주며 아쉽게 무릎을 꿇었지만, 카보베르데의 투혼을 외면한 관중은 없었다.

경기 종료 후 부비스타 카보베르데 감독은 "라커룸 분위기는 슬픔으로 가득 차 있다. 좋은 경기를 펼쳤음에도 탈락했다는 사실에 선수들이 큰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 승부차기까지 갈 수도 있었던 승부라 더욱 아쉽다. 하지만 선수들에게 우리의 경기력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가대표로서의 긍지를 충분히 보여줬다. 이런 감정이 들고 눈물이 나더라도, 이 또한 성장의 한 과정이다. 이러한 경험은 우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우리는 팀의 투지를 증명했고, 그것이 바로 우리를 빛나게 하는 요소"라고 소감을 전했다.

부비스타 감독은 어떤 상대를 만나도 주저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선수들은 경기 내내 정정당당하게, 모범적인 규율을 지키며 임했다. 이는 우리의 정체성이며, 전 세계와 작은 나라들에게 강호들을 상대로도 흔들림 없이 경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공격 기회에는 과감히 나섰고, 수비가 필요할 때는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탈락의 아쉬움 속에서도 많은 것을 얻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걸어온 여정에 충분히 만족한다. 다양한 대륙의 팀들과 맞서며 축구 철학을 배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우리는 계속 배우는 중이다. 그래서 항상 겸손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비스타 감독이 기자회견을 마치자, 참석한 취재진들로부터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월드컵의 이변, 그 중심에 선 52만의 투지와 열정에 보내는 진심 어린 찬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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