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한국 출신' 탁구 지민형 "서른부터 호주 생활, 37세에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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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은퇴하고서 호주 워킹홀리데이 중 탁구 열정 되살았나"
(파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호주 탁구 대표 지민형이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 4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지민형(37·세계랭킹 59위)은 2016년, 탁구 선수 생활을 마치고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받아 호주에 도착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호주 이민을 생각하지는 않았다.
'은퇴 뒤 제2의 인생'을 계획할 시간을 갖고자, 호주에 짧게 머물 생각이었다.
하지만 2024년 여름 프랑스 파리에서 지민형은 호주 대표팀으로 생애 첫 올림픽을 치르고 있다.
29일(현지시간)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64강전이 열린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 4에서 연합뉴스와 만난 지민형은 "한국에서 탁구 선수로 20년 동안 뛰었다. 한국 나이로 서른에 은퇴했고 '제2의 인생을 어떻게 꾸려야 할까'를 생각하며 호주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며 "그런데 호주에서도 탁구가 연결고리가 돼, 다시 선수 생활을 하고 이렇게 37세에 올림픽에 출전했다"고 약 8년의 세월을 압축해서 설명했다.
한국에서도 지민형은 국가대표로 뛴 적이 있다. 하지만, 올림픽에 출전할 기회는 얻지 못했다.
지민형은 "한국은 탁구 강국이다. 한국에 있을 때는 TV로만 올림픽 경기를 봤다"고 떠올리며 "지금도 한국 대표 선수들과 인사하며 지낸다. 맞대결할 때는 최선을 다해 싸우지만, 늘 한국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민형은 2016년 은퇴를 결심하고서 호주 브리즈번으로 떠났다.
그는 "서른 살이 되니, 탁구 선수로서의 목표가 사라졌다. 현실적으로 한국 대표팀에 뽑힐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며 "이제 할 만큼 했다는 생각으로 은퇴를 결실하고, 호주로 짧은 여행을 왔다"고 운을 뗐다.
당시 지민형은 '장기'인 탁구를 매개로 호주 친구들과 교류했다.
그 시간이 길어지면서, 다시 탁구 선수로 뛰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지민형은 "압박감에서 벗어나니까, 탁구가 다시 재밌어졌다. 그러다가 호주에서 탁구 선수로 뛸 기회가 생겼다"며 "호주 선수로 국제대회에 출전한 건, 시민권을 획득한 2021년부터지만, 그 전에 호주 대회에 출전하고 '대표팀 상비군'으로 훈련도 했다"고 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탁구에 대한 열정이 깨어나면서, 실력도 되살아났다.
지민형의 여자 단식 세계 랭킹은 호주에서 두 번째로 높은 59위다.
한국 대표로는 서지 못한 올림픽 무대까지 올랐다.
지민형은 "아주 잠깐 탁구와 거리를 두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만, 결국 내 인생에 가장 큰 기쁨을 준 건 결국 탁구였다"며 "지금도 한국과 호주에서 탁구 선수로 뛴 시간이 귀하고 소중하다"고 말했다.
아쉽게도 지민형은 이날 열린 여자 단식 64강전에서 니나 미텔함(16위·독일)에게 0-4(7-11 9-11 7-11 8-11)로 패했다.
27일 벌인 혼합복식 16강전에서도 패해 이제는 단체전 출전만 남았다.
지민형은 "어깨, 발 부상 탓에 최근 1년 동안 훈련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 꼭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어서 여기까지 오긴 했지만 내가 가진 걸 다 쏟아내지 못해 아쉽다"고 곱씹으며 "단체전에서는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 결과는 아쉽지만, 올림픽 무대에 나선 건 뿌듯하다.
지민형은 "선수에게 꿈의 무대인 올림픽에 출전할 기회를 얻어 기쁘다. 내 오랜 탁구 인생이 이렇게 보답받는 것 같다"며 "또 한 번, 탁구라는 종목에 감사하다"고 웃었다.
[올림픽] '한국 출신' 탁구 지민형 "서른부터 호주 생활, 37세에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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