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민 불만폭발-양석환 급기야 빠던까지', 두산 캠프 뒤집어놓은 기이한 훈련 [시드니 현장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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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시드니(호주)=안호근 기자] 두산 양석환이 6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베이스볼파크 실내훈련장에서 커다란 타구를 날린 뒤 배트플립을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나이스 슬라이더", "와 이걸 친 사람이 있어요?"
6일 두산 베어스의 2024 스프링캠프 타격 훈련이 펼쳐진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베이스볼파크 실내훈련장. 타자들의 갖가지 반응이 터져 나왔다.
이영수(42) 타격 코치는 선수들을 한 명씩 불러세웠다. 그리고는 정체불명의 물체를 제자들을 향해 던지기 시작했다. 두산 타자들은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그 물체를 바라봤다. 타이밍은 둘째치고 야구공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변화무쌍하게 움직여 배트에 맞히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물체는 바로 이 코치가 손수 제작한 훈련용 공이었다. 엄밀히는 공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웠다. 훈련 후 스타뉴스와 만난 이 코치는 "휴지를 뭉친 뒤 노란색 손가락용 테이프를 감쌌고 그 위를 또 다른 테이프로 둘렀다"고 설명했다.
변화가 큰 공에 배트를 휘두르지 못하고 바라만 보고 있는 김대한. /사진=안호근 기자허경민이 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변화구에 경험이 적은 신예급 타자들은 물론이고 스위퍼 등 변화무쌍한 공에 선수들이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끔 고심한 끝에 나온 발명품이다. 선수들의 반응을 통해 본 효과는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김대한과 김재환, 허경민, 양석환 등이 이영수 코치 앞에 타격 자세를 잡았는데 초반엔 그저 지켜보기만 했고 조금씩 타이밍과 타격 포인트를 잡은 뒤 쳐나갔다. 가벼운 탓에 멀리 뻗지 못했고 손으로 누르면 쑥 들어갈 정도여서 부상의 위험도 없었지만 움직임이 많아 이 코치가 기대한 효과를 내기엔 충분했다.
허경민은 이 코치의 투구에 처음엔 "낮아, 낮아", "나이스 슬라이더"라고 치기 힘들다는 볼멘소리를 하더니 또 다시 공이 타격하기 힘들게 급격히 떨어지자 배트를 내동댕이치며 불만을 나타냈다. 지켜보던 박준영은 가만히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3구 만에 타격에 성공했고 이후에도 연속으로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자 이 코치는 허경민을 향해 "하산하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양석환의 반응도 만만치 않았다. 연신 헛스윙을 하던 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걸 친 사람이 있냐"고 되물었다. 그만큼 공이 큰 궤적으로 휘어지며 춤을 췄다.
헛스윙을 하는 양석환. /사진=안호근 기자결국 큰 타구를 만들어내는 양석환(왼쪽)과 이를 바라보는 이영수 코치. /사진=안호근 기자양석환도 이내 적응을 마쳤고 홈런성 타구까지 만들어냈다. 지켜보던 고영섭 사장, 김태룡 단장 이하 관계자들의 입에서 자동으로 감탄이 쏟아졌다. 그는 시즌 때보다도 더 격한 감정을 나타내며 급기야 '빠던(배트플립)'까지 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 훈련을 고안한 이 코치의 생각이 궁금했다. 훈련장에 위치한 기구들 사이사이를 오가며 직접 제작한 공을 줍고 있던 이 코치에게 다가갔다. 그는 "공이 작은데 정타를 맞히는 데에만 목적이 있는 게 아니고 공의 움직임이 많아 선수들 입장에선 변화구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반응 훈련이 된다"며 "예전에 직접 했던 훈련이다. 어떻게 변화구 훈련을 하면 좋을까 연구하면서 이것저것 알아봤는데 고전적이긴 하지만 이것 만큼 많이 휘는 게 없더라. 결국 이것만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이어 "마무리 훈련 때 처음 꺼낸 것이다보니 고참들은 처음 해봤을 것"이라며 "저녁에 호텔에서나 야간에 방이나 주차장에서도 할 수 있다. 반응이 좀 좋은 것 같아요. 선수들도 재밌어 하더라. 공의 변화가 크다보니 실제로 경기 때 변화가 오는 공을 쳐보면 더 쉽게 느껴질 것"이라고 뿌듯해했다.
'타격의 두산'이라는 평가를 받던 두산 타자들이지만 지난해 가을야구에 나섰음에도 마운드에 비해 타격의 힘은 약했다. 점점 더 변화무쌍한 공을 뿌리는 투수들이 증가하는 가운데 두산 타자들의 올 시즌 변화구 대처 능력에 어떠한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기대감을 자아낸 훈련 현장이었다.
이영수 코치가 손수 제작한 하얀색 테이핑공. /사진=안호근 기자두산 양석환이 6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베이스볼파크 실내훈련장에서 커다란 타구를 날린 뒤 배트플립을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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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두산 베어스의 2024 스프링캠프 타격 훈련이 펼쳐진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베이스볼파크 실내훈련장. 타자들의 갖가지 반응이 터져 나왔다.
이영수(42) 타격 코치는 선수들을 한 명씩 불러세웠다. 그리고는 정체불명의 물체를 제자들을 향해 던지기 시작했다. 두산 타자들은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그 물체를 바라봤다. 타이밍은 둘째치고 야구공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변화무쌍하게 움직여 배트에 맞히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물체는 바로 이 코치가 손수 제작한 훈련용 공이었다. 엄밀히는 공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웠다. 훈련 후 스타뉴스와 만난 이 코치는 "휴지를 뭉친 뒤 노란색 손가락용 테이프를 감쌌고 그 위를 또 다른 테이프로 둘렀다"고 설명했다.
변화가 큰 공에 배트를 휘두르지 못하고 바라만 보고 있는 김대한. /사진=안호근 기자허경민이 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변화구에 경험이 적은 신예급 타자들은 물론이고 스위퍼 등 변화무쌍한 공에 선수들이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끔 고심한 끝에 나온 발명품이다. 선수들의 반응을 통해 본 효과는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김대한과 김재환, 허경민, 양석환 등이 이영수 코치 앞에 타격 자세를 잡았는데 초반엔 그저 지켜보기만 했고 조금씩 타이밍과 타격 포인트를 잡은 뒤 쳐나갔다. 가벼운 탓에 멀리 뻗지 못했고 손으로 누르면 쑥 들어갈 정도여서 부상의 위험도 없었지만 움직임이 많아 이 코치가 기대한 효과를 내기엔 충분했다.
허경민은 이 코치의 투구에 처음엔 "낮아, 낮아", "나이스 슬라이더"라고 치기 힘들다는 볼멘소리를 하더니 또 다시 공이 타격하기 힘들게 급격히 떨어지자 배트를 내동댕이치며 불만을 나타냈다. 지켜보던 박준영은 가만히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3구 만에 타격에 성공했고 이후에도 연속으로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자 이 코치는 허경민을 향해 "하산하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양석환의 반응도 만만치 않았다. 연신 헛스윙을 하던 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걸 친 사람이 있냐"고 되물었다. 그만큼 공이 큰 궤적으로 휘어지며 춤을 췄다.
헛스윙을 하는 양석환. /사진=안호근 기자결국 큰 타구를 만들어내는 양석환(왼쪽)과 이를 바라보는 이영수 코치. /사진=안호근 기자양석환도 이내 적응을 마쳤고 홈런성 타구까지 만들어냈다. 지켜보던 고영섭 사장, 김태룡 단장 이하 관계자들의 입에서 자동으로 감탄이 쏟아졌다. 그는 시즌 때보다도 더 격한 감정을 나타내며 급기야 '빠던(배트플립)'까지 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 훈련을 고안한 이 코치의 생각이 궁금했다. 훈련장에 위치한 기구들 사이사이를 오가며 직접 제작한 공을 줍고 있던 이 코치에게 다가갔다. 그는 "공이 작은데 정타를 맞히는 데에만 목적이 있는 게 아니고 공의 움직임이 많아 선수들 입장에선 변화구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반응 훈련이 된다"며 "예전에 직접 했던 훈련이다. 어떻게 변화구 훈련을 하면 좋을까 연구하면서 이것저것 알아봤는데 고전적이긴 하지만 이것 만큼 많이 휘는 게 없더라. 결국 이것만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이어 "마무리 훈련 때 처음 꺼낸 것이다보니 고참들은 처음 해봤을 것"이라며 "저녁에 호텔에서나 야간에 방이나 주차장에서도 할 수 있다. 반응이 좀 좋은 것 같아요. 선수들도 재밌어 하더라. 공의 변화가 크다보니 실제로 경기 때 변화가 오는 공을 쳐보면 더 쉽게 느껴질 것"이라고 뿌듯해했다.
'타격의 두산'이라는 평가를 받던 두산 타자들이지만 지난해 가을야구에 나섰음에도 마운드에 비해 타격의 힘은 약했다. 점점 더 변화무쌍한 공을 뿌리는 투수들이 증가하는 가운데 두산 타자들의 올 시즌 변화구 대처 능력에 어떠한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기대감을 자아낸 훈련 현장이었다.
이영수 코치가 손수 제작한 하얀색 테이핑공. /사진=안호근 기자두산 양석환이 6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베이스볼파크 실내훈련장에서 커다란 타구를 날린 뒤 배트플립을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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