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삼엄과 대충 사이…테러 우려 속 야외 개회식장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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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안홍석 기자]
(파리=연합뉴스) 안홍석 이의진 기자 = 결론적으로, 그렇게 삼엄하지는 않았다.
연합뉴스는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 취재를 위해 개회식장인 트로카데로를 찾았다.
개회식장 인근의 미디어 셔틀버스 정류소에서 내린 건 개회식 시작 4시간 30여분 전쯤이었다.
꽤 일찍 도착했으나 개회식장으로 향하는 모든 도로는 무장경찰이 이미 통제하고 있었다.
사상 처음으로 경기장이 아닌, 열린 공간에서 치러지는 개회식인 만큼 각종 테러와 사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던 터다.
조지 워싱턴 승마 동상 옆에 마련된 입구는 식장에 입장하려는 기자들과 각국 선수단 관계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한 외국인 기자는 여권을 가져오지 않아서 무장경찰로부터 입장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를 듣고 당황스러워했다.
보통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주요 국제대회장에서는 AD카드가 신분증 역할을 한다. AD카드만 목에 걸고 있으면, 허락된 곳은 별도의 신분 확인 절차 없이 그냥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대회 개회식을 앞두고는 조직위에서 이례적으로 '여권까지 가져오라'고 기자들에게 통보했다.
짐검사하는 경찰[촬영=안홍석 기자]
입장을 애원하는 외국인 기자들 막아서던 여성 경관은 "여권이 없으면 안 된다. 행사가 끝난 뒤 귀갓길에도 우리가 여권 확인을 하게 될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
여권과 AD카드의 인적 사항을 꼼꼼히 대조한 뒤에는 짐 검사를 하는 테이블로 안내했다.
콧수염을 멋지게 기른 경관은 기자들의 짐을 그다지 꼼꼼히 검색하지는 않았다.
기자는 비가 올지도 모른다는 예보에 노트북이 망가지는 걸 방비하려고 비닐봉지로 쌌는데, 경관은 봉지 안을 열어보는 수고를 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
어댑터와 여권을 담은 지퍼백도 열어보지 않았고, 물통 속에 든 게 인화성 물질인지도 확인하지 않았다.
한 20초 정도 훑어보기만 하더니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안으로 들여보내 줬다.
첫 검색대부터 트로카데로까지는 완전히 통제돼 있어야 했지만, 어디에선가 씽씽이를 탄 흑인 청년이 나타났다. 그의 목에는 AD카드가 걸려있지 않았다. 제대로 통제가 이뤄졌다면, 벌어질 수 없는 일이었다.
이 청년은 트로카데로로 향하는 길의 마지막에 설치된 보안 게이트를 지나가려다가 제지당하자 어이가 없다는 듯 따지기 시작했다.
마지막 보안 게이트에서는 엑스레이 검사가 이뤄졌다. 이번에도 기자의 물통은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했다.
보안요원은 그저 한국에서 1천500원 주고 사 온 작은 족집게를 문제 삼았다. '위험한 물건'이라는 이유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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