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저탄소 올림픽도 좋지만…찜통 버스에 시달리는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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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저탄소 올림픽도 좋지만…찜통 버스에 시달리는 선수들

황선우 "버스에 에어컨 안 틀고 창문도 못 열어…해결 방안 필요해"

이스라엘 선수단이 탑승한 셔틀버스

[AFP=연합뉴스]

(파리=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탄소 발자국 줄이기'를 핵심 과제로 표방한 2024 파리 올림픽은 선수촌에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고, 채식 위주 식단을 제공한다.

다행히 파리에 큰 무더위가 찾아오지 않아서 숙소에 에어컨이 없는 게 아직은 큰 문제가 아니지만, 선수들의 발이 되어주는 셔틀버스조차 에어컨을 켜지 않는 건 문제다.

한국 수영 경영 국가대표 김우민(22·강원도청)은 2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오전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다른 나라 선수 한 명이 버스에서 내린 뒤 쓰러졌다는 이야기가 들린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 선수단은 예정보다 30분 이상 늦게 수영장에 도착해 그만큼 훈련할 시간을 빼앗겼다.

선수촌과 경기장에 버스가 예정보다 늦게 도착해서다.

가마솥 버스 창문에 붙어 있는 성화 모양 로고

[AP=연합뉴스]

김우민은 "버스가 너무 덥다. 창문도 못 열게 막아놨더라. 며칠 전에는 버스가 좁은 골목에 잘못 들어가 차가 파손되는 사고도 났다. 길을 이상한 곳으로 들어가 뱅뱅 돌기도 한다"고 했다.

셔틀버스 시스템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하는 와중에 에어컨까지 잘 안 틀어서 버스에 탑승한 선수들만 곤욕을 치른다.

황선우(21·강원도청)는 "버스에 정말 많은 선수가 타다 보니까 사우나 같다. 밖의 기온보다 버스가 더 더워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선수촌에서 수영장까지 40∼45분 정도 걸리는데 오늘은 1시간 반이 걸려서 매우 힘들다. 테러 위협 때문인지 창문도 못 열게 안전요원이 테이프를 붙여놨다.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올림픽 개막을 앞둔 가운데 지금 겪는 '사우나 버스'도 문제지만, 경기 당일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더 큰 문제다.

자칫하면 3년 동안 준비한 올림픽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한 채 경기를 치를 수도 있다.

황선우는 "다른 나라 선수가 쓰러졌다는 이야기만 들었는데, 버스 온도 생각해보면 그럴 만하다. 경기하는 날 그러면 가장 큰 문제"라며 "선수촌에서 숙소 오가는 데만 왕복 3시간을 투자할 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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