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오랜만에 '깎신' 위용 뽐낸 주세혁 감독…중국 탁구인들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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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오랜만에 '깎신' 위용 뽐낸 주세혁 감독…중국 탁구인들 '박수'

희소해진 수비 전형서 '세계 최강' 군림…훈련 파트너로서도 소중한 주세혁

임종훈과 공 주고받는 주세혁 탁구 남자 대표팀 감독

[촬영=안홍석 기자]

(파리=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깎신' 주세혁 탁구 남자 대표팀 감독이 오랜만에 펼쳐 보인 특급 수비 탁구에 '최강' 중국 탁구인들도 흥분해버렸다.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경기가 열릴 아레나 파리 쉬드 4에서 23일 오전 각국 대표팀의 훈련이 진행됐다.

워밍업 존에서 몸을 풀던 한국 대표팀은 오전 11시에 경기장으로 들어와 30분간 '적응 훈련'을 했다.

남자 대표팀 임종훈(한국거래소), 조대성(삼성생명)과 여자 대표팀 전지희(미래에셋증권), 그리고 여자 대표팀의 대체 후보 선수인 김나영(포스코에너지)이 번갈아 가며 날 선 드라이브를 주고받았다.

다른 테이블에서는 남자 대표팀 '에이스' 장우진이 남자 대체 후보 선수인 안재현(한국거래소)과 훈련했다.

'스타' 신유빈은 소속팀 대한항공 선배 이은혜와 한 테이블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훈련 종료 5분여를 남기고 주 감독이 임종훈, 전지희 등이 훈련하는 테이블로 가 라켓을 잡았다.

신들린 듯한 '깎기'로 후배들의 공격을 무력화했다.

임종훈과 공 주고받는 주세혁 탁구 남자 대표팀 감독

[촬영=안홍석 기자]

주 감독은 '스텝'도 제대로 밟지 않았다. 그저 나무처럼 한 곳에 우뚝 서서는 모든 공을, 가볍게, 다 받아냈다.

임종훈은 주 감독의 '우주 방어'에 혀를 내둘렀다.

전지희는 검지 손가락을 내밀며 "한 번만 더 상대해달라"고 주 감독에게 부탁했다.

수비 전형은 2000년대부터는 세계 정상급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그래서 수비 전형의 선수는 상대하기가 더 까다롭다. 톱 레벨의 공격 전형 선수가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수비 전형 선수에게 말려 탈락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있다.

주 감독의 존재가 선수들의 '수비 전형 대응 훈련 파트너'로서도 매우 값진 이유다.

현역 시절 세계 최고의 수비 전형 선수로 인정받았던 주 감독이다.

특히 2003년 파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는 단식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한국 선수가 세계선수권 단식 결승에 오른 건 주 감독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수비 전형 선수가 세계선수권 결승에 오른 마지막 사례이기도 하다.

주 감독이 은퇴한 뒤, 국제대회에서 '톱 레벨'의 수비 전형 선수가 라켓을 휘두르는 장면은 정말 보기 힘든 일이 됐다.

그래서인지 이날 주 감독의 '플레이'는 다른 나라 탁구인들의 눈길을 끌기에도 충분했다.

훈련 지켜보는 주세혁 감독

(진천=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주세혁 탁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6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2024 파리하계올림픽 D-30 미디어데이에서 훈련 중인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2024.6.26

한국 대표팀 다음으로 경기장 적응 훈련이 예정된 중국 대표팀 지도자들은 훈련 준비는 잠시 미루고 주 감독의 신들린 '깎기'를 지켜봤다.

멋진 플레이가 나오자 손뼉을 치고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누가 선수고, 누가 코치인지 헷갈릴 법한 장면이었다.

다른 테이블에서 뛰던 각국 선수들도 주 감독의 훈련에 시선을 빼앗기고 말았다.

전지희는 "이런 큰 대회 앞두고 수비 전형의 커트 볼을 몇 개 미리 잡아보는 게 큰 도움이 된다"며 주 감독에게 고마워했다.

임종훈도 "이렇게 미리 훈련해서 느낌이라도 좀 알고 들어가면 수비 전형을 상대할 때 잘 풀리곤 한다"면서 "늘 대회 앞두고 주 감독님과 한 번씩은 공을 주고받는다"고 말했다.


[올림픽] 오랜만에 '깎신' 위용 뽐낸 주세혁 감독…중국 탁구인들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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